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건축가이자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건축가이다. 곡선과 자연, 신앙이 하나로 섞인 완전히 독자적인 건축 세계를 만들어냈다. 그의 주요 작품 대부분은 바르셀로나와 그 인근에 모여 있고, 이 가운데 7곳이 통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영향력이 크다. 바르셀로나의 거리와 언덕, 교회와 공원을 따라 걸으며, 현실과 꿈의 경계를 흐려 놓은 가우디의 상상력을 직접 만나보는 여행을 떠나보자.
1. 바르셀로나에서 만나는 가우디
1-1.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ília)
위치: Carrer de Mallorca, 401, L'Eixample, 08013 Barcelona, 스페인
가우디가 평생을 바친 대작으로, 아직도 공사 중인 “진행형 성당”이다. 그는 말년에 거의 모든 시간을 이곳 작업실에서 지내며 설계를 다듬었고, 사망 후에는 지하 납골당에 안치되었다. 외관의 동쪽은 가우디 생전에 완성된 부분으로 유기적인 조각과 동물, 식물 모티브가 살아 있는 자연 세계를 보여주고, 서쪽은 각진 형태와 강렬한 음영으로 그리스도의 고통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한다. 내부에 들어가면 나무숲처럼 뻗은 기둥과 색유리를 통과한 빛이 시간에 따라 성당 안의 색을 바꾸는데, “빛으로 지은 숲”에 들어온 느낌을 받게 된다. 최근에는 중앙 예수탑이 올라가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로 등극했고, 2026년 완공을 향해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1-2. 카사 바트요(Casa Batlló)
위치: Pg. de Gràcia, 43, L'Eixample, 08007 Barcelona, 스페인
그라시아 거리 한복판에 있는 가우디의 대표적인 주거 건축으로, 굽이치는 파사드와 물결무늬 발코니, 비늘처럼 빛나는 타일 지붕 때문에 “용의 등뼈” 혹은 “뼈의 집”이라고도 불린다. 실내로 들어가면 문 손잡이 하나, 계단 난간, 창문까지 모두 손에 착 감기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곡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중정이 위로 갈수록 밝아지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자연 채광까지 계산한 가우디의 집착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옥상에서는 용의 등을 연상시키는 굴뚝과 지붕 장식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사진 찍기 좋은 스폿이기도 하다.
1-3. 카사 밀라(Casa Milà, 라 페드레라 La Pedrera)
위치: Pg. de Gràcia, 92, L'Eixample, 08008 Barcelona, 스페인
“채석장”이라는 뜻의 별명처럼, 자연석 덩어리가 출렁이는 파도처럼 쌓여 있는 건물이다. 직선 벽이나 똑바른 기둥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모든 것이 구부러져 있어서 건물이 아니라 조각 작품에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가우디는 이 집을 설계하면서 철골 구조와 자체 환기 시스템, 자연 채광 등 당시로서는 매우 실험적인 구조를 적용했고, 지금 봐도 친환경 건축의 선구자 같은 발상이 곳곳에서 보인다. 특히 옥상은 초현실적인 굴뚝과 계단, 환기탑들이 서 있는 “조각 정원” 같은 곳이라, 바르셀로나 시내를 내려다보며 가우디 특유의 곡선 감각을 한 번에 느끼기 좋은 장소다.
1-4. 구엘 공원(Park Güell)
위치: Gràcia, 08024 Barcelona, 바르셀로나 스페인
원래는 부유층을 위한 고급 주택 단지로 계획했지만 분양이 실패하면서, 지금은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공원 겸 전망 포인트가 되었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이 공원에서는 바르셀로나 시내와 지중해가 한눈에 들어오고, 알록달록한 모자이크 벤치와 도마뱀 분수, 동굴 같은 회랑 등 가우디 특유의 유기적인 구조물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구엘 공원은 자연과 건축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구분되지 않게 설계되었다고 한다.
1-5. 가우디 하우스 뮤지엄(Gaudí House Museum)
위치: Parc Güell, Gràcia, 08013 Barcelona, 스페인
구엘 공원 안에 있는 이 집은 1906년부터 약 20년 가까이 가우디가 실제로 거주하던 공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교적 단정한 주택이지만, 내부에는 그가 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문 손잡이, 난간, 문틀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가우디 스타일의 생활공간”을 엿볼 수 있다. 소박한 침실과 서재, 기도하던 공간에서 가우디의 개인적인 면모와 신앙심을 조금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
1-6. 구엘 저택(Palau Güell)
위치: Carrer Nou de la Rambla, 3-5, Ciutat Vella, 08001 Barcelona, 스페인
람블라 거리 근처 구시가지에 있는 대저택으로, 가우디의 후원자 에우세비 구엘을 위해 설계한 비교적 초기 작품이다. 외관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차분하고 중후한 느낌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중앙 홀이 위로 길게 열려 있고, 위쪽 천장에는 별 모양 구멍이 뚫려 있어 낮에는 빛, 밤에는 조명이 쏟아져 내려오는 구조다. 옥상에는 색색의 모자이크로 장식한 굴뚝들이 숲처럼 서 있는데, 이후 카사 밀라 옥상, 구엘 공원 장식으로 이어지는 가우디의 상상력이 이미 이곳에서 실험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바르셀로나 구시가 산책과 함께 들르기 좋은,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가우디 스폿이다.
가우디의 주요 작품들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묶여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군(Works of Antoni Gaudí)”으로 보호되고 있다. 그의 건축은 구조, 재료, 빛, 자연을 통합하는 새로운 건축 언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19–20세기 건축사를 뒤흔든 혁신으로 평가된다.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첨탑을 올려다보고, 구엘 공원의 모자이크 벤치에 앉아 도시를 내려다보고, 카사 바트요와 카사 밀라의 곡선적인 파사드를 따라 걸으며 가우디가 남긴 하나의 살아 있는 생명체 안을 산책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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