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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쇼팽과 함께 걷는 폴란드 테마여행 - 바르샤바, 젤라조바 볼라

by dayfoliolab 2025. 11. 30.

프레데리크 쇼팽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은 낭만주의 음악사, 특히 피아노 분야에서 리스트와 함께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작곡가이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생을 마쳤지만, 그의 음악의 뿌리는 끝까지 폴란드에 있었다.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보낸 바르샤바와 인근 마을에서 첫 작품을 쓰고, 첫 연주회를 열며 “폴란드의 젊은 거장”으로 성장했다. 고향을 떠난 뒤에도 쇼팽은 편지와 음악 속에서 끊임없이 조국을 그리워했고, 결국 몸은 파리에, 심장은 유언대로 바르샤바에 남게 되었다. 바르샤바와 젤라조바 볼라를 따라 걸으며, 쇼팽이 사랑했고 평생 그리워했던 폴란드의 숨결을 함께 느껴보는 여행은 어떨까.

 

1. 바르샤바에서 만나는 쇼팽

1-1. 프레데리크 쇼팽 박물관 (Fryderyk Chopin Museum)

위치: Pałac Gnińskich, Okólnik 1, 00-368 Warszawa, 폴란드

 

오스트로프스키 궁전에 자리한 쇼팽 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음악가 기념관 중 하나라고 불릴 정도로 멀티미디어 전시가 잘 되어 있다. 쇼팽이 실제로 사용했던 피아노, 악보, 편지, 초상화, 연주회 포스터 등이 층별 테마에 따라 전시되어 있고, 오디오 가이드로 곡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유년기 바르샤바, 파리 살롱의 스타가 된 시기, 마지막 투병기까지 삶의 흐름을 따라가듯 구성되어 있어서, 이곳만 제대로 봐도 쇼팽 인생이 정리가 된다.

 

1-2. 성십자가 성당 (Kościół Świętego Krzyża / Church of the Holy Cross)

위치: Krakowskie Przedmieście 3, 00-047 Warszawa, 폴란드

 

쇼팽의 심장이 안치된 곳이다. 그의 유언에 따라 시신은 파리에 묻혔지만, 심장은 고향 바르샤바의 이 성당 기둥 안에 안치되었다. “여기 프레데리크 쇼팽의 심장이 안치되어 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기둥 앞에는 늘 꽃과 촛불이 놓여 있다. 성당 내부는 비교적 소박하지만, 바르샤바 사람들에게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1-3. 쇼팽 동상 (Pomnik Fryderyka Chopina)

위치: Royal Baths Park, Al. Ujazdowskie, 00-001 Warszawa, 폴란드

 

거대한 버드나무 형태에 쇼팽이 기대어 있는 모습의 동상이다. 2차 대전차대전 때 독일군이 가장 먼저 폭파한 바르샤바의 기념비였는데, 전쟁 후 같은 몰드를 이용해 다시 주조해 제자리로 돌아온 상징적인 동상이기도 하다. 라지엔키 공원 안 쇼팽 동상 앞에서는 매년 5~9월 일요일마다 무료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린다(보통 12, 16시 두 차례). 1959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라, 현지인들도 돗자리 깔고 피크닉처럼 와서 쇼팽을 듣는다.

 

1-4. 쇼팽 벤치 루트

위치: Krakowskie Przedmieście(왕의 길), 라지엔키 공원 주변 등 바르샤바 도심 약 15

 

바르샤바 곳곳을 걷다 보면 검은색 쇼팽 벤치를 볼 수 있는데, 버튼을 누르면 짧게 쇼팽 음악이 흘러나오는 작은 야외 오디오 가이드이다. 각각의 벤치는 쇼팽과 관련 있는 장소 앞에 놓여 있어서, 벤치만 따라 걸어도 자연스럽게 쇼팽 산책 코스가 된다. 관광 안내 지도에도 ‘Chopin Benches Trail’이 표시돼 있고, QR코드를 찍으면 추가 설명을 볼 수 있는 곳도 있어서, 가볍게 음악 들으며 도시 산책하기 딱 좋다.

 

2. 젤라조바 볼라에서 만나는 쇼팽 (Żelazowa Wola)

프레데리크 쇼팽 생가

위치: Żelazowa Wola 15, 96-503 Żelazowa Wola,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작은 마을 젤라조바 볼라는 쇼팽이 태어난 곳이다. 지금은 쇼팽 생가 & 기념 공원으로 꾸며져 있고, 집 안에는 그 시대 분위기를 재현한 가구와 전시가 있다. 집 주변에는 잘 가꿔진 정원이 펼쳐져 있는데 4~9월에는 주말마다 정원에서 쇼팽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려, 나무 사이로 새소리가 들리는 야외에서 쇼팽을 들을 수 있다.

 

피아노를 시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쇼팽은 39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왈츠, 녹턴, 발라드 등 피아노 음악의 거의 모든 장르를 새로 썼다. 오늘날 그의 음악은 콘서트홀뿐 아니라 공원, 광장, 작은 벤치 스피커에서까지 흘러나오며 폴란드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폴란드인들에게 쇼팽은 가장 자랑스러운 위인이자 깊은 존경의 대상이며,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든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피아노 콩쿠르로 명망을 떨친다. 그의 선율이 태어나고 되돌아온 도시에서, 피아노 한 대로 전 세계의 마음을 울린 이 작곡가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만나보자.